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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여덟 장을 새벽까지 만들어 올린 적 있으신가요. 방송 패널 디자인에 꼬박 이틀을 썼는데, 다음 방송에서 시청자가 후원 방법을 또 채팅으로 물어봅니다. 분명 패널에 다 적어놨는데 말이죠. 힘 빠지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이건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패널이 안 읽히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고, 고치는 데는 하루면 충분합니다.
패널이 안 읽히는 진짜 이유
숫자 하나 보고 가겠습니다. 제가 컨설팅한 BJ 40명의 방송국을 열어보니 패널을 6장 이상 걸어둔 채널이 27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청자가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 패널을 다 읽는 경우는 열에 하나가 안 됩니다. 정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의 문제입니다.
- 장수가 너무 많습니다. 패널이 7장을 넘어가면 시청자는 읽기를 포기하고 채팅으로 물어봅니다.
- 텍스트가 빽빽합니다. 패널은 읽는 공간이 아니라 훑는 공간입니다. 줄글 8줄짜리 패널은 사실상 벽지입니다.
- 순서에 의도가 없습니다. 만든 순서대로 쌓다 보니 정작 후원 안내가 맨 아래에 깔려 있는 채널이 많습니다.
"패널은 게시판이 아니라 간판이더라고요. 간판에 안내문을 아홉 장 붙여놓으면 아무도 안 읽죠. 그걸 깨닫는 데 1년 걸렸습니다." - 3년 차 게임 BJ 도현(가명)
방송 패널 디자인, 만들기 전에 정할 것 2가지
1) 패널의 1순위 목표부터 정하세요
후원 안내, 팔로우 유도, 디스코드 가입, 방송 일정. 전부 중요해 보이지만 전부를 1순위로 두면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지금 내 채널에 가장 필요한 행동 하나를 고르고, 그 패널을 가장 위에 올린다는 원칙만 정해도 절반은 끝납니다. 동접 30명 이하라면 보통 팔로우, 단골이 잡히기 시작했다면 후원 안내가 1순위입니다.
2) 시청자의 동선을 상상하세요
시청자는 패널을 정독하러 오지 않습니다. 방송을 보다가 궁금한 게 생겼을 때 잠깐 내려봅니다. 머무는 시간은 길어야 3초입니다. 그 3초 안에 원하는 정보가 눈에 걸리지 않으면 그냥 채팅에 묻거나, 묻지도 않고 넘어갑니다.
패널은 4장이면 충분합니다
도현님은 패널 9장을 운영하던 게임 BJ였습니다. 자기소개, 사양, 일정, 규칙, 후원, 디스코드, 유튜브, 이벤트, 팬아트까지. 저와 함께 4장으로 줄이고 순서를 다시 짰습니다. 결과는 4주 만에 나왔습니다. 후원 안내 패널 클릭이 주 4회에서 13회로 늘었고, 채팅으로 후원 방법을 묻는 질문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 순서 | 패널 | 들어갈 내용 | 포인트 |
|---|---|---|---|
| 1 | 자기소개 | 방송 컨셉 한 줄 + 얼굴 또는 캐릭터 | 7자 이내 캐치프레이즈 |
| 2 | 방송 일정 | 요일과 시간, 휴방일 | 표보다 그림 한 장 |
| 3 | 후원 안내 | 후원 방법 + 후원 시 리액션 | 버튼처럼 보이게 |
| 4 | 커뮤니티 | 디스코드, 유튜브 등 링크 1~2개 | 링크는 최대 2개 |
규칙, 사양, 이벤트 같은 정보는 버리는 게 아닙니다. 자기소개나 커뮤니티 패널 안에 한 줄로 합치거나, 필요할 때만 임시로 올리는 겁니다. 상시 패널은 4장, 이벤트 패널은 기간 한정. 이 원칙 하나로 방송국이 정리됩니다.
디자인 몰라도 되는 패널 제작 5단계
버튜버 로아님(가명)은 그림을 그리는 분인데도 패널은 텍스트로만 채워놨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본 방송 준비가 바빠서"라고 하더군요. 대부분 그렇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정해드립니다. 이 순서대로면 반나절이면 끝납니다.
- 1단계, 문구부터 씁니다. 디자인 툴을 열기 전에 패널 4장에 들어갈 문구를 메모장에 먼저 씁니다. 제목 7자 이내, 설명 한 줄.
- 2단계, 색은 2개만 고릅니다. 배경색 하나, 포인트색 하나. 방송 화면과 같은 계열이면 채널 전체가 통일됩니다.
- 3단계, 무료 템플릿을 가져옵니다. 캔바나 미리캔버스에서 트위치 패널 템플릿을 검색하면 수백 개가 나옵니다. 글자와 색만 바꿉니다.
- 4단계, 클릭할 패널은 버튼처럼 만듭니다. 테두리를 두르고 화살표 아이콘을 넣는 것만으로 클릭률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 5단계, 올리고 나서 폰으로 봅니다. PC에서 예쁜 패널이 모바일에서 깨지는 경우가 절반입니다.
로아님은 이 순서대로 패널을 다시 만들고, 특히 4단계에 공을 들였습니다. 디스코드 패널을 버튼 모양으로 바꾼 것만으로 서버 가입이 주 2명에서 11명으로 뛰었습니다. 그림 실력이 아니라 버튼처럼 보이느냐가 갈랐던 겁니다.
패널을 바꾼 다음이 진짜 시작입니다
패널을 바꾸면 반드시 전후를 기록해야 합니다. 도현님이 3.2배라는 숫자를 말할 수 있었던 건 바꾸기 전 4주, 바꾼 후 4주의 후원 건수를 전부 적어뒀기 때문입니다. 감으로는 "좀 늘어난 것 같은데"에서 끝납니다. 후원 기록을 수기로 하기 버겁다면 큰손탐지기 같은 후원 분석 도구로 누가 언제 얼마나 자주 후원하는지 자동으로 쌓아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데이터가 잡히는지는 기능 소개에서 확인할 수 있고, 비용이 걱정되면 가격 페이지에서 후원 몇 건이면 되는지 먼저 계산해보세요.
- 상시 패널이 4~5장 이내인가
- 후원 안내가 위에서 세 번째 안에 있는가
- 패널 제목이 7자 이내인가
- 클릭할 패널이 버튼처럼 보이는가
- 모바일에서 글자가 읽히는가
- 바꾸기 전 후원 건수를 기록해뒀는가
오늘 방송 켜기 전에 딱 두 가지만 해보세요. 내 방송국 패널이 몇 장인지 세어보고, 후원 안내 패널을 위에서 세 번째 안으로 올리는 것. 이 10분짜리 작업이 다음 달 후원 건수를 바꿉니다. 4주 뒤에 숫자로 확인해보시면 압니다.